본문 바로가기
해외여행

세상에 단 이틀만 존재하는 나라, 실랜드 공국 이야기

by 아이mac 2025. 7. 26.
반응형

상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일주일 중 평일은 사라지고 오직 주말만이 존재하는 나라가 있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그 나라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오늘 이야기할 **실랜드 공국(Principality ofand)**이 바로 그런 곳입니다. 물론 농담입니다! 실랜드는 주말에만 존재하는 나라는 아니지만, 그 존재 자체가 상식을 뛰어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영국 해안에서 불과 10km 떨어진 북해 한가운데 떠 있는 이 해상 요새는, 자체적으로 국가임을 선포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입니다.

전쟁의 유산: 실랜드의 탄생

실랜드의 역사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영국은 독일군의 공습에 대비하기 위해 해상에 여러 개의 방어 기지를 건설했습니다. 이 기지들은 '머언셀 해상 요새(Maunsell Sea Forts)'라 불렸는데, 거대한 콘크리트 기둥 위에 철골 구조물이 얹힌 형태였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대부분의 요새는 철거되거나 버려졌습니다.

그리고 1967년, 영국 육군 소령 출신이자 해적 방송 운영자였던 **패디 로이 베이츠(Paddy Roy Bates)**는 이 버려진 요새 중 하나인 'HM Fort Roughs'에 주목했습니다. 당시 영국 정부가 영해를 3해리(약 5.5km)로 선포하고 있었고, 이 요새는 그 영해 바깥, 즉 공해상에 위치해 있었죠. 로이 베이츠는 이 지점을 기회로 보고, 자신의 해적 방송 기지를 건설할 목적으로 요새를 점거했습니다. 그리고 그해 9월 2일, 그는 이 요새를 독립된 주권 국가인 실랜드 공국으로 선포하며 스스로 **로이 공(Prince Roy)**이 되었습니다.

국가인가, 요새인가? 국제법적 논쟁

실랜드가 국가임을 선포했을 때, 전 세계는 경악했습니다. 한 개인이 버려진 해상 요새에 '독립 국가'라는 이름을 붙이다니! 국제법상 국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일정한 영토, 상주인구, 정부, 그리고 다른 국가들과 외교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 등 여러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실랜드는 이 요건들을 만족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동시에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로이 공은 실랜드가 공해상에 위치하며 어떠한 기존 국가의 영토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실랜드 헌법을 제정하고, 국기, 국가, 우표, 여권, 심지어 화폐(실랜드 달러)까지 발행했습니다. 실제로 1968년 영국 해군이 실랜드에 접근하려 했을 때, 로이 베이츠의 아들 마이클 베이츠가 경고 사격을 가했고, 영국 법원은 실랜드가 영해 밖에 있으므로 영국 법원의 관할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이는 실랜드의 '주권'에 대한 중요한 간접적 인정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까지도 실랜드는 유엔(UN)을 비롯한 국제기구의 정식 회원국이 아니며, 대다수의 국가로부터 주권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랜드의 파란만장한 역사: 쿠데타와 범죄

실랜드의 역사는 독립 선언만큼이나 드라마틱합니다. 1978년, 실랜드의 총리를 자칭하던 독일인 알렉산더 아헨바흐(Alexander Achenbach)가 로이 공이 부재중인 틈을 타 요새를 점령하는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그는 로이 공의 아들 마이클을 인질로 잡았으나, 로이 공은 특공대를 조직하여 요새를 탈환하고 아헨바흐와 그의 일행을 추방했습니다. 이 사건은 국제적인 외교 문제로 비화되었고, 독일 정부는 자국민의 석방을 요구하며 외교관을 실랜드로 파견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사건은 실랜드가 독립적인 '정부'로서 외교 문제를 처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이후에도 실랜드는 여러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실랜드 여권'이 국제 범죄 조직에 의해 위조되어 사용되는 사건이 발생하여 논란이 되기도 했으며, 사이버 범죄자들의 은신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었습니다. 이러한 사건들은 실랜드의 독특한 지위와 국제 사회에서의 한계를 동시에 보여줍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입니다.

실랜드의 현재와 미래

현재 실랜드 공국은 로이 공의 아들인 **마이클 베이츠(Michael Bates)**가 공위를 계승하여 '마이클 공(Prince Michael)'으로서 실랜드를 통치하고 있습니다. 그는 실랜드의 독립성을 유지하고, 환경 보호와 같은 사회적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실랜드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실랜드는 작은 해상 요새에 불과하지만, 그 존재 자체는 국가의 정의, 국제법, 그리고 인간의 자유와 독립에 대한 열망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집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기발한 장난으로 보일 수 있지만, 또 다른 이들에게는 국가의 틀을 벗어나 자유로운 공동체를 건설하려는 이상적인 시도로 비춰지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실랜드를 관광 명소로 개발하려는 시도나, 서버 호스팅과 같은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여 수익을 창출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거친 북해의 환경과 제한된 공간 때문에 대규모 개발은 쉽지 않습니다. 실랜드는 여전히 '세상에서 가장 작은 미승인국'이자, 독특한 역사와 신념을 가진 하나의 아이콘으로 남아 있습니다.

결론

평일은 사라지고 주말에만 존재하는 나라, 실랜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랜드 공국은 분명 존재하며, 우리의 상식을 깨는 독특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 개인이 버려진 요새에 국가를 선포하고, 자신만의 주권을 주장하며 수십 년간 그 존재를 유지해 온 이야기는 자유, 독립, 그리고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에 대한 찬사입니다. 언젠가 북해를 여행할 기회가 있다면, 이 작고도 거대한 '나라'를 한 번쯤 떠올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실랜드는 단순히 지리적 공간을 넘어, 인간 정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도전하는 하나의 상징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