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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사우디아라비아의 숨겨진 시간 여행: 알울라, 고대 왕국의 유산과 사막 예술의 만남

by 아이mac 2025.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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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알울라 개요: 아라비아 반도의 신비로운 오아시스

사우디아라비아 북서부 사막 지대에 위치한 **알울라(AlUla)**는 약 20만 년 전부터 인류가 거주해 온 유서 깊은 오아시스 계곡입니다. 이곳은 고대 문명의 교차로이자 주요 교역로였던 **향료 무역로(Incense Trade Route)**의 핵심 거점이었으며, 이로 인해 수천 년간 번성했던 여러 왕국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알울라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비전 2030(Vision 2030) 계획에 따라 대규모 보존 및 개발 프로젝트를 거치며 세계적인 문화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최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포함하여, 자연의 웅장함과 고대 문명의 신비, 그리고 현대 예술이 융합된 독특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알울라를 방문하는 것은 단순히 유적지를 보는 것을 넘어, 아라비아 반도의 깊은 역사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습니다.

II. 헤그라 (Hegra): 알울라의 상징, 나바테아 왕국의 유산

알울라의 수많은 유적 중 가장 핵심이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최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곳은 바로 **헤그라(Hegra)**입니다. 고대에는 ** 마단 살레 (Madāʼin Ṣāliḥ)**로 알려졌던 이곳은 요르단의 **페트라(Petra)**를 건설한 나바테아(Nabataean) 왕국의 두 번째로 중요한 도시였습니다.

1. 사막의 암벽 무덤: 헤그라는 기원전 1세기부터 서기 1세기까지 조성된 **111개의 거대한 암벽 무덤(Tombs)**으로 유명합니다. 이 무덤들은 붉은 사암 절벽을 깎아 만들어졌으며, 페트라의 건축 양식과 유사하지만, 헤그라만의 독특한 아라비아적, 메소포타미아적 요소가 결합된 정교한 파사드(정면)를 자랑합니다.

2. 보존 상태: 페트라보다 접근성이 낮았던 덕분에 헤그라의 무덤들은 놀라울 정도로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무덤 전면에는 나바테아어, 아람어 등 고대 언어로 쓰인 비문들이 남아있어, 당시 무덤 주인의 지위와 부, 그리고 종교적 신념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역사적 자료를 제공합니다.

3. 시간의 흔적: 무덤들 사이를 거닐다 보면, 과거 교역로의 중심지였던 헤그라의 번성했던 모습과, 사막 기후 속에서 수천 년의 세월을 견뎌낸 나바테아 인들의 건축 기술에 경외감을 느끼게 됩니다.

III. 고대 도시와 바위 예술: 다단과 알울라 구시가지

헤그라 외에도 알울라에는 수많은 고대 문명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1. 다단 (Dadan) 왕국: 헤그라가 번성하기 전, 기원전 9세기부터 6세기까지 이 지역을 지배했던 다단(Dadan) 왕국의 수도 유적입니다. 이곳에서는 다단인들의 삶과 종교를 보여주는 석상과 바위 예술, 그리고 사암 절벽에 새겨진 거대한 사자 무덤(Lion Tombs) 등을 볼 수 있습니다. 다단은 알울라 지역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고고학적 장소 중 하나입니다.

2. 알울라 구시가지 (Old Town): 알울라 오아시스 한가운데 위치한 이 구시가지는 약 8세기경부터 20세기까지 사람들이 거주했던 곳입니다. 수백 개의 진흙 벽돌 건물과 미로처럼 얽힌 좁은 골목길은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한 방어적인 구조를 보여주며, 최근까지도 사용되었던 이 지역의 생활양식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구시가지 언덕 위에 자리한 **알울라 성채(AlUla Citadel)**에서 내려다보는 구시가지 전경은 꼭 봐야 할 볼거리입니다.

3. 자발 이크마 (Jabal Ikmah): 헤그라와 함께 중요한 나바테아 유적지입니다. 이곳의 절벽 표면에는 수천 개의 고대 비문과 바위 그림(Rock Art)이 새겨져 있어, 아라비아 반도의 초기 문자 및 언어 발달사를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장소입니다.

IV. 자연과 현대 예술의 조화: 사막의 랜드마크

알울라는 고대 유산뿐만 아니라, 사막의 웅장한 자연미를 활용한 현대적인 프로젝트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1. 코끼리 바위 (Jabal AlFil, Elephant Rock): 수백만 년간의 풍화 작용으로 코끼리 형상으로 조각된 거대한 사암 바위입니다. 자연이 빚은 이 예술품은 알울라의 자연경관을 대표하는 명소로, 특히 밤에는 조명을 받아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2. 마라야 콘서트 홀 (Maraya Concert Hall): 아랍어로 '거울'을 뜻하는 마라야는 알울라 계곡의 절벽들을 완벽하게 반영하도록 설계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거울 외벽을 가진 건물입니다. 이 건축물 자체로 현대 예술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세계적인 공연과 이벤트가 열리는 장소로 알울라의 문화적 허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V. 알울라 여행 팁

  • 여행 시기: 알울라는 사막 기후로 여름에는 기온이 50°C에 육박할 정도로 매우 뜨겁습니다.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기온이 온화한 10월부터 4월 사이입니다.
  • 접근 및 투어: 알울라 국제공항(ULH)을 통해 접근할 수 있으며, 헤그라와 다단 등 주요 유적지는 환경 보호 및 보존을 위해 **사전 예약된 공식 투어(가이드 동반)**를 통해서만 방문이 가능합니다.
  • 숙소: 알울라에는 고급 텐트 리조트부터 럭셔리 빌라까지 다양한 숙박 시설이 개발되어 있으며, 사막의 아름다운 별빛을 감상할 수 있는 독특한 숙박 경험을 제공합니다.

알울라는 고대 아라비아 왕국의 위대한 유산과, 이를 미래 세대에 전달하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이 만나는 신비롭고 매혹적인 여행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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